포스코 사내하청 8·9차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판결,
쉽게 풀어 완전 해설
판사가 쓴 어려운 법률용어부터 판결문 해석, 전남기업 근로자 결과까지 — 한 편에 정리했습니다.
2026년 8월 20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 8차·9차 사건의 1심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협력업체 전남기업(주) 소속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이 인정되어 사실상 완전 승소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판결문에 등장하는 낯선 법률용어를 하나씩 풀어 설명하고, 8·9차 판결의 구조와 의미, 그리고 전남기업 근로자들의 결과를 중점적으로 정리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은 김○곤 형태로 첫 글자와 끝 글자만 남기고 가운데를 흐리게 처리했습니다.
1먼저, 이 소송이 뭔가요?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이란, "나는 형식상 하청업체(협력업체) 직원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원청(포스코)의 지시를 받고 원청 일을 해왔으니 법적으로 포스코 근로자임을 확인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소송입니다.
핵심 쟁점은 딱 하나입니다. "이것이 진짜 도급(하청)이냐, 아니면 위장된 불법파견이냐." 겉으로는 포스코와 협력업체가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실질을 보면 포스코가 직접 지휘·명령하는 '근로자파견'이었다면 — 법은 그것을 불법파견으로 보고, 포스코에게 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합니다.
2판사가 쓴 법률용어, 하나씩 쉽게 풀어드립니다
판결문은 딱딱한 법률용어로 가득합니다. 아래 용어만 이해하면 판결문 전체가 읽힙니다.
파견회사(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 근로자를 다른 회사(사용사업주)에 보내 그 회사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일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고용은 A회사가, 지시는 B회사가" 하는 구조입니다.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 작업에는 파견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직접생산공정이란 원료·재료를 가공·성형·조립해 제품을 완성·검사·포장하는,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작업을 말합니다. 제철소의 제강공정(쇳물을 만드는 공정)이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금지된 공정에 파견을 쓰면 그 자체가 '불법파견'이며, 형사처벌 대상이기도 합니다.
계약서에 '도급'이라고 써 있어도 법원은 이름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합니다. 대법원(2015.2.26. 2010다106436)은 다음 5가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1·2번이 강하면(원청이 지시하고, 한 팀처럼 일하면) 불법파견, 3·4·5번이 강하면(하청이 독자적이면) 진짜 도급으로 기웁니다.
불법파견이 인정되면 원청은 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법 개정 시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뉩니다.
· 고용의제(구 파견법, 2007.7.1 시행): 일정 요건이 되면 법에 의해 자동으로 이미 고용된 것으로 간주. → 판결 주문의 "근로자지위확인"이 여기에 해당.
· 고용의무(개정 파견법, 2012.8.2 시행): 원청이 직접 고용할 의무를 지고, 법원이 "고용하라"고 명령. → 판결 주문의 "고용 의사표시 명령"이 여기에 해당.
둘 다 노동자가 이기지 못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 각하: "이 청구는 심사 대상 자체가 안 된다"며 문을 닫는 것. 내용을 따져보지도 않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미 정년(만 60세)이 지나버려서, 지금 와서 "포스코 직원임을 확인해달라"고 해도 실익(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됐습니다.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 기각: "심사는 했지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내용을 따져본 결과입니다.
각하 = 시험장에 못 들어감(자격 문제) / 기각 = 시험은 봤지만 불합격. 각하된 분들도 불법파견 자체가 부정된 게 아니라, 정년이 지나 '지위확인'의 실익이 없어졌을 뿐입니다.
불법파견이라 원청에 직접고용의무가 생겼더라도, 원청 취업규칙상 정년(포스코는 만 60세)이 지나면 그 의무는 소멸한다는 것이 대법원 법리입니다. 정년이 곧 그 고용관계의 내용이 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가 2025.9.17부터 '정년퇴직자 61세까지 재채용 제도'를 시행했지만, 법원은 이를 "정년 후 새 기간제 계약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기존 정년 기준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38차·9차 판결문, 어떻게 구성돼 있나
두 사건(8차 2022가합11655 / 9차 2024가합10779)은 판결 구조가 동일합니다. 법원은 원고들을 4개의 그룹(별지 목록)으로 나눠 각각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 구분 | 결과 | 의미 |
|---|---|---|
| 별지2 | 각하 | 정년 지나 실익 없음 (불법파견 부정 아님) |
| 별지3 | 근로자지위확인 | 고용의제 대상 — 포스코 근로자로 확인 |
| 별지4 | 고용 의사표시 명령 | 고용의무 대상 — 포스코가 고용하라 |
| 별지5 | 기각 | 정년 소멸(A) 또는 진짜 도급 인정(B) |
별지3·별지4가 실질적인 승소입니다. 불법파견이 인정되어 포스코 근로자 지위를 확인받거나, 포스코가 고용하도록 명령받은 그룹입니다.
별지5(기각)는 두 종류가 섞여 있습니다. (A) 불법파견은 인정되지만 정년이 지나 고용의무가 소멸한 경우와, (B) 유일하게 '진짜 도급'으로 인정된 드림피아(수처리) 소속입니다. 드림피아만은 원청의 지휘·명령이 부정되고 독립적 조직을 갖춘 것으로 보아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됐습니다.
4전남기업 — 핵심만 짚는 상세 해설
이 글을 보는 전남기업(주) 조합원과 독자를 위해, 전남기업 부분을 가장 자세히 정리합니다.
① 전남기업은 어떤 일을 했나 (법원 인정 사실)
전남기업은 1990년 설립되어 광양제철소 1·2제강공장의 제강공정을 담당했습니다. 제강공정은 쇳물을 만드는 제철소의 심장부, 즉 앞서 설명한 '직접생산공정'의 핵심입니다.
법원이 인정한 구체적 사실은 이렇습니다.
- 포스코 조작실의 무전 지시로 토페도카 전력플러그를 결합·해체
- 포스코 MES(제조실행시스템)로 조업 진행을 모니터링하며 강번 확인·쇳물 샘플 채취 후 분석실 발송
- HMI·무전 지시로 소모품(스키머 소판 등) 교환 — 하루 3~5회
- 전로조작실 무전 지시로 합금철 등을 지게차로 운반·투입 (포스코 근로자가 계량·확인)
- 래들관제 MES로 회수·세척·부품교환·예열, 크레인으로 래들을 지정위치 운반
전남기업 노동자들은 제강공정에 구조적으로 결합된 필수작업을 수행했고, 포스코의 제강조업 시스템에 편입되어 포스코 근로자와 "기능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었다. → 불법파견 인정.
② 전남기업 결과 통계 — 완전 승리
| 구분 | 8차 | 9차 | 합계 |
|---|---|---|---|
| 근로자지위확인(승소) | 26 | 17 | 43 |
| 고용 의사표시 명령(승소) | 55 | 13 | 68 |
| 각하(정년 도과) | 2 | 4 | 6 |
| 기각 | 0 | 0 | 0 |
| 원고 합계 | 83 | 34 | 117 |
기각 0명이라는 숫자가 핵심입니다. 진짜 도급으로 인정된 드림피아·창영산업 등 다른 업체와 달리, 전남기업은 불법파견이 전부 인정되었다는 뜻입니다.
③ 전남기업 고용의제·고용의무 대상자 명단 (8차·9차)
판결문 별지 목록을 기준으로, 전남기업 소속 고용의제(별지3 지위확인) 대상자와 고용의무(별지4 고용명령) 대상자를 8차·9차로 구분해 정리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첫 글자와 끝 글자만 남기고 가운데는 흐리게 처리했습니다(예: 김○곤).
고용의제(별지3)는 구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이미 포스코 근로자로 간주(확인)되는 그룹이고, 고용의무(별지4)는 개정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포스코가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받은 그룹입니다. 둘 다 실질적인 승소입니다.
④ 별지 목록의 의미 — 전남기업 기준으로 다시 보기
판결 주문은 4개의 별지로 결론을 나눕니다. 전남기업 소속이 각 별지에 어떻게 배치됐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년(만 60세)이 지나 '포스코 근로자임을 확인'할 실익이 없다고 본 그룹입니다. 불법파견이 부정된 것이 아닙니다. 전남기업은 8차 2명·9차 4명이 여기에 해당하며, 과거 근무기간의 임금 차액 청구 여지는 별도로 남습니다.
구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이미 포스코 근로자로 간주되어 그 지위를 확인받은 그룹입니다. 전남기업은 8차 26명·9차 17명입니다. 실질적 완전 승소에 해당합니다.
개정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라 포스코가 직접 고용하라는 명령을 받은 그룹입니다. 전남기업은 8차 55명·9차 13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역시 승소입니다.
기각은 (A) 불법파견은 인정되나 정년으로 고용의무가 소멸했거나, (B) 유일한 '진짜 도급'으로 인정된 드림피아(수처리) 소속에 적용됩니다. 전남기업은 기각이 0명 — 제강공정 업무 전부가 불법파견으로 인정됐다는 의미입니다.
⑤ 각하된 6명은 어떻게 되나
전남기업 각하 6명(8차 2명·9차 4명)은 전원 정년(만 60세) 도과가 사유입니다. 다시 강조하면, 이는 불법파견이 부정된 것이 아니라 정년이 지나 '지위확인'의 실익이 사라졌을 뿐입니다. 대상자는 첫 글자와 끝 글자만 남기고 가운데를 가립니다.
이분들도 과거 근무기간의 임금 차액 청구 등 후속 대응 여지가 남아 있어,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
5자주 묻는 질문 (Q&A)
6앞으로 — 항소와 조합원 안내
- 1심 판결에 대해 당사자는 선고 후 2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 승소(지위확인·고용명령)한 조합원은 판결 확정까지 임금 차액 등 후속 청구를 함께 준비합니다.
- 각하되신 정년 도과 조합원은 과거 임금 청구 가능성에 대해 개별 상담을 권합니다.
- 세부 대응 방향은 조직 공지와 법률대리인 안내를 따라 진행합니다.